출처:
아시아경제 (전문보기)
[아시아경제 기고-10월 29일] 환율전쟁 APEC에서 매듭짓자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때 맞춰 지난 22일 경주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세계경제에 큰 주름살을 드리우고 있는 '환율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본 회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G20 정상회의가 단순히 현재 진행되고 있는 환율분쟁을 해결하는 차원을 넘어 지난 수십년간 이어져 온 국가 간 무역불균형을 해소하는 리밸런싱(rebalancing)의 새로운 기준을 마련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그것이다. 이번 G20 정상회의는 다음 달 11, 12일 양일간으로 예정돼있다.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은 G20 회의에 바로 뒤이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이 13~14일 이웃 일본에서 열린다는 점이다. G20에 참가하는 국가정상들 중 이번 환율논란의 중심국가인 미국과 중국을 비롯, 아시아, 북남미, 오세아니아 21개국 국가정상들이 참가하므로 G20회의를 포함해 무려 4일간 세계 주요국 정상회의가 이어지는 셈이다. 필자도 APEC 기업자문위원회 한국대표로 참석할 예정이지만 올해 APEC 회의는 G20에 관심이 집중되는 바람에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간 APEC은 아ㆍ태지역 국가들의 경제협력 확대와 원활한 교역환경 조성을 위한 소통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특히 환태평양 지역 교역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어 아시아지역 국가들은 물론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선진국들도 갈수록 APEC 회의를 중요시하고 있다. APEC 국가들의 역내 무역 비중은 이미 2007년 67.1%로, 유럽연합(EU)들의 역내 무역 비중 65.8%를 넘어섰다. APEC 국가들의 교역규모 또한 12조6000억달러로 EU 국가 간의 10조8000억달러를 훨씬 초과해 전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경제공동체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APEC의 주제는 '변화와 행동(Change and Action)'이다. 그간 지지부진했던 다자간 무역시스템 보완을 통해 아ㆍ태지역 국가 간의 상품, 자본, 서비스의 자유로운 흐름을 개선하기 위한 적극적인 실천을 모색하자는 것이다. 특히 아직도 미완 상태인 도하개발어젠다(도하라운드)의 결론을 신속히 도출하자는 의미가 포함됐다. 특히 올해 APEC 회의는 G20 회의와 마찬가지로 환율갈등으로 불거진 무역불균형, 무역 및 금융 보호주의를 해소하기 위한 장을 마련하기 위해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일본 APEC 조직위원회가 내세운 세 가지 원칙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 세가지 원칙은 뀬동아시아와 미주대륙 간의 연계체제 구축 뀬아ㆍ태지역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경제통합과 지역협력강화 뀬지역 내 3대 경제대국인 미국, 중국, 일본이 주도하는 경제협력체제 구축 등이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 그룹과 중국이 대표하는 개발도상국 간의 불협화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무역불균형과 환율갈등 등 현안문제 해결을 적극 추진하자는 말이다. 점차 고조되기만 하던 환율전쟁이 해결국면으로 접어든 것은 세계경제 전체는 물론 무역의존도가 큰 우리나라를 위해서도 무척 다행스런 일이다. 재무장관회담에서 제시된 가이드라인보다 좀 더 구속력 있고 실현 가능한 해결방안을 도출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일 것이다. 그 무대가 G20 회의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APEC 회의에서는 개별 국가 간 협상 등을 통해 G20 회의에서 해결하지 못한 미완의 숙제를 마무리하는 중요한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이런 점을 감안해 G20 회의를 준비하고, APEC 회의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