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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파이낸셜뉴스] "내년 WEC총회, 南•北•美•中•러 정상 만남의 장 희망" | 2018.08.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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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 2018년 8월 1일]
"내년 WEC총회, 南•北•美•中•러 정상 만남의 장 희망"
'글로벌 에너지업계 선도' 김영훈 대성그룹•세계에너지협의회(WEC) 회장
대성그룹 김영훈 회장이 7월 31일 서울 관훈동 소재 대성그룹 본사에서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김 회장은 "동북아판 석탄철강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사진=김범석 기자
■약력 △66세 △대구 △경기고 △서울대 법대 △미국 하버드대 신학 석사 △대성그룹본부 기획조정실장 부사장 △대성산업 대표이사 사장 △대구도시가스•경북도시가스 대표이사 회장 △대성그룹 회장
연초부터 시작된 남북 해빙무드가 누구보다 반가운 이가 있다. 대성그룹 김영훈 회장이다. 김 회장은 남•북•러 파이프라인 천연가스(PNG) 사업이 처음 논의됐던 1999년 김대중 대통령과 러시아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한.러 정상회담에 에너지 분야를 대표해 참여했던 인물이다. 7월 31일 서울 관훈동 대성그룹 본사에서 만난 김 회장은 "청와대에 남•북•러 PNG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러시아가 추진하던 가스전 개발사업에 우리나라가 참여할 뿐만 아니라 한•중•러를 잇는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까지 포함된 사업이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처음 청와대에선 사업 규모가 워낙 방대하고 시점도 민감하다는 이유로 의제에서 보류했다고 한다. 하지만 러시아가 경협 차관 반환 문제로 정상회담을 부담스러워하면서, 급해진 우리 정부는 이 프로젝트를 정상회담 의제에 넣었고 양국은 공식적으로 이를 함께 추진키로 발표했다. 야심차게 시동을 건 프로젝트는 그러나 남북관계 경색으로 결국 계류됐다. 김 회장은 "사업 타당성 조사를 위해서는 북한에 직접 들어가야 했는데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조사를 아예 못했다"면서 "20년 만에 다시 이를 재개할 기회가 왔다"고 웃었다.
지난 20년간 글로벌 에너지 업계를 선도해온 김 회장은 이제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2016년 세계에너지협의회(WEC)에서 만장일치로 회장에 추대된 그는 유럽연합(EU)의 전신인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 모델을 동북아에 적용하겠다는 복안을 신중하게 꺼냈다. "WEC는 그야말로 전 세계 에너지 권력자들이 모이는 곳이다. 남•북•러와 중국•몽골•일본을 포함하는 일종의 가스•전력 연맹을 만들 계획이다. 유럽 통합의 출발점이 그랬듯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철강•석탄 공동체를 통해 EU가 발전한 것처럼 일명 '동북아가스전기공동체(NGEC)'가 만들어지면 이 모임이 동북아 공동번영을 지향하는 기구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구상이다.
김 회장은 "기존 WEC 회원국이었던 북한도 내년 총회 전까지는 다시 가입하기를 희망한다"면서 "내년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WEC 총회에는 남북한 정상이 나란히 참여해 에너지 협력을 논의할 수 있으면 최상의 그림이 될 것이고, 남북한 화해에 기여할 수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초청할 생각"이라고 귀띔했다.
다음은 김 회장과의 일문일답.
―WEC 회장 취임 2년차다. 어떤 일에 집중하고 있나.
▲취임 이후 WEC 조직개편에 치중했다. 전문 컨설팅기관의 진단을 받고 의장단과 회원국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서 진행한 1년간의 개편작업이 거의 마무리 단계다. 100년 역사를 가진 단체이지만 급변하는 에너지시장과 시대 변화에 맞춰서 좀 더 효율적인 조직, 글로벌 에너지 분야의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는 조직으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아무래도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은 내년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세계에너지총회다. 어젠다 설정 등 기본적 사항 외에도 회장으로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 많이 고민하고 있다.
―개혁의 방향성은.
▲WEC 조직 구성은 매우 흥미롭다. 에너지 가격을 결정하고 분배를 총괄하는 주체가 양분돼 있다. 미국이나 러시아 같은 국가들은 굴지의 에너지회사가 모두 민간기업이다. 우리의 한국전력이나 한국가스공사처럼 개발도상국은 다 정부가 한다. 총회를 하면 선진국에서는 유수의 기업인들이 오고, 개발도상국에서는 산업부 장관들이 온다. 완벽한 민관 파트너십을 이룬다. 이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형태와 소통구조를 혁신적으로 바꾸려고 한다.
―고민의 결과는 총회에서 어떤 식으로 확인할 수 있나.
▲나는 유럽이나 북미 출신들과 달리 경제개발을 거쳐 선진국에 진입한 아시아 국가 출신이다. 기술의 중요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미래 에너지 문제, 환경 문제 해결의 열쇠도 결국은 혁신기술 개발이라고 믿는다. 과거에는 총회 별도 세션에서 늘 선진국이 개도국의 에너지사업을 도와줘야 한다는 '시혜적' 주제가 주를 이뤘다면 이번에는 '테크놀로지'에 하루를 할애하려고 한다.
―그동안 시도해보지 않은 접근인데, 어떻게 구상했나.
▲내가 다보스포럼 15년 개근이지 않나. 다보스포럼은 아주 흥미롭다. 유명인사들이 와서 글로벌 이슈를 나누기도 하지만 세부 세션들이 더 알짜다. 나는 테크놀로지 세션에 주로 간다. 이 세션에선 최첨단 기술에 가장 앞선 사람을 초대해 강연한다. 로보틱스, 빅데이터, 블록체인…. 모든 첨단기술이 가장 먼저 소개된다. 지난 다보스포럼에는 합성생물학을 연구하는 중국계 미국인 펑 장 박사가 왔다. 대성도 미생물과 관련,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강연 듣고, 대화하고, 식사도 같이 하고 좋은 시간이었다. 여기에 착안해 총회에서도 유사한 세션을 기획한 것이다.
(중략)
―요즘 세계 에너지 트렌드는 어떻게 보고 있나.
▲인간은 식량•에너지•물만 갖춰지면 살 수 있다. 각 요소가 다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세 요소는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것이 포인트다.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식량 가격에 영향을 주고, 물이 없으면 수력발전을 못하고, 에너지가 갖춰지지 않으면 해수 담수화를 할 수 없다. 전체를 하나의 문제로 봐야 할 시점이다. 요즘 대안 에너지로 나오는 것이 태양에너지 같은 신재생에너지다. 그런데 신재생에너지는 이상적인 것처럼 보여도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인간에겐 자연을 컨트롤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이 에너지저장장치(ESS)다. 재생에너지를 기존 에너지 틀에 조화롭게 융합하기 위해서는 정보기술(IT), 빅데이터 와 같은 첨단기술을 활용한 최적의 에너지 저장 및 유통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 ESS, 스마트그리드, 에너지 블록체인, 예측분석시스템 등 새로운 에너지 분야 혁신기술들이 에너지산업 분야에서도 갈수록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박소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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