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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조선일보] 에너지산업 변방 한국, 메이저 될 수 있다 | 2018.06.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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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조선일보 [조선일보 - 2018년 6월 18일]
에너지산업 변방 한국, 메이저 될 수 있다
세계에너지협의회 이끄는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집무실에서 만난 김영훈(66) 대성그룹 회장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한국과 국내 기업이 지금의 사우디아라비아나 글로벌 석유 메이저 엑손모빌처럼 세계 에너지 시장을 움직일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를 예로 들었다. 전기차 핵심은 동력인 전기를 공급하는 배터리다. 테슬라는 최근 대용량 배터리를 이용, 호주에 세계 최대 규모의 에너지 저장시설을 만드는 중이다. "전통 에너지산업과 관련이 없던 테슬라가 어느새 호주 전력산업 지형을 바꾸고 있는 것이죠."
▲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은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관훈동 동덕빌딩 집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앞으로 기술만 있으면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을 이끌 수 있다”며 “그간 석유와 가스를 도입하기에만 바빴던 우리나라가 에너지산업의 중심이 될 기회를 맞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정 객원기자
대성그룹은 1947년 창업주 고(故) 김수근 명예회장이 세운 국내 첫 연탄 공장 '대성산업공사'에서 출발한 종합 에너지 기업이다. 현재 대구와 경북 일대에 도시가스를 공급한다. 태양열•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와 폐기물 자원화 사업도 하고 있다. 창업주의 3남인 김 회장은 경기고•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학에서 경영학•법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2000년 대성그룹 회장으로 취임했다.
무슨 기술이 우리 에너지산업의 미래일까. 김 회장은 ESS(에너지 저장장치)와 원전 기술을 꼽았다. 그는 "세계 각국은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고 있고, 이런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ESS 수요가 폭증할 것"이라며 "ESS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리튬이온전지 분야에서 우리는 국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국내 기업의 리튬이온전지 시장 점유율은 33%로 중국(40%)에 이어 2위다. 올해 한국의 리튬이온전지 시장 점유율은 전기차용이 20%, ESS용이 80%를 차지할 전망이다.
원전 수출 기술과 인력을 가진 나라도 우리를 포함해 미국과 프랑스, 일본, 러시아, 중국뿐이다. "미국•프랑스는 현재 진행 중인 원전 사업이 지연돼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일본은 국내 원전 문제 해결로 바쁩니다. 신규 원전을 추진 중인 유럽 국가와 친서방 중동 국가는 러시아•중국에 대해 정치적인 부담을 갖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우리가 유리한 상황입니다."
2016년 10월부터 세계에너지협의회(WEC•World Energy Council) 회장도 맡고 있는 그는 WEC 조직도 이런 변화에 맞춰 개편 중이다. 1923년 설립된 WEC는 90여 개 회원국, 3000여 개 정부•연구기관과 기업 등이 소속된 세계 최대 민간 에너지 국제기구다. 그는 "거대 전력회사와 석유 메이저가 중심이었던 WEC에서 테슬라 같은 회사가 회원으로 활동하려면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국제유가도 이런 에너지산업 변화에 맞춰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석기시대가 돌이 없어서 끝난 게 아니다. 신재생에너지 등 대체에너지 공급이 늘면 석유가 남아 있는데도 소비하지 않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으면 석유 소비 자체가 줄 수 있다"며 "'석유시대 종말' 전에 어떻게든 석유를 많이 팔려는 산유국들은 증산해서라도 적정 가격(60~80달러)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략)
송원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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